포비기너, 11번째 이야기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으로

2010년대 들어 줄곧 하위권을 맴돌던 한화이글스는 수리를 이용해 구단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보기 위해서 수리를 이벤트나 상품에 접목하기 시작했어요. 초기에는 구단의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수리’에 대한 팬들의 반응 역시 썩 좋지는 않았어요. 한화이글스는 팬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수리의 탄생스토리가 담긴 ‘이글이글 수리시티’ 를 공식 유튜브를 통해 선보였어요. 많은 구단들이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전이었던 2017년 당시를 생각하면 꽤나 신선하고 독특한 방식이었죠.

또한 지금은 많은 구단 굿즈로 만나볼 수 있지만 2017년에는 야구단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전자식 LED 응원봉, 무드등, 인형 등 수리를 활용한 굿즈들을 출시하며 한화이글스 팬들 뿐 아니라 타 구단 팬들에게까지 좋은 반응을 끌어냈는데요. 이로 인한 10%의 수익 증가와 함께 기존에 ‘유니폼과 모자 이외에는 사지 않기 때문에 기타 굿즈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업계의 선입견을 완전히 깨버릴 수 있었어요. ‘수리’라는 마스코트의 스토리를 탄탄히 만들고 그 아이템을 조금씩 마케팅에 활용한 덕분에 원래 없던 새로운 수익 창출의 카테고리가 생겨나게 된 거예요.

[ 마스코트 반장선거 ]

K리그는 2020년부터 K리그 팀들의 마스코트끼리 선거를 진행하고 있어요. 마치 실제 선거처럼 선거 홍보도 진행하고 각 마스코트가 선거 유세 활동을 벌이며 개표 방송도 따로 진행해요. 선거 결과 1위는 반장, 2위와 3위는 부반장으로 선정되며 반장에게는 반장 완장이 지급돼요. ‘반장’을 맡게 되면 경기장 안팎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구단과 팬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거예요.

반응은 어땠어?

KBO 팝업스토어는 조인혁 작가의 일러스트 디자인을 기반으로, ‘야구’를 상징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녹아든 공간을 구성하고 다양한 굿즈도 제작됐어요. 뉴트로 아트워크를 대표하는 그래픽 디자이너인 조인혁 작가은 KBO의 올드 로고와 캐릭터, 캐치프레이즈를 활용해 KBO 리그의 40주년과 역동적인 이미지를 MZ세대 감성에 맞는 젊은 이미지로 표출했는데요. 팝업스토어에서는 일러스트를 활용해 제작된 굿즈들을 전시, 판매했어요. 맥주컵, 토트백, 티셔츠, 포스터 등으로 구성된 굿즈들은 팝업스토어의 주 타깃이었던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고 각각의 당일 재고가 소진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불러왔어요. 일러스트 이미지를 활용한 포토존 역시 너무 인기가 많아 1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해요. 당시의 큰 인기로 굿즈들이 완판되어 지난 9월 추가로 진행된 팝업 전시회에서는 굿즈를 판매할 수 없었어요.

정체되지 않은 리그의 젊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야구를 잘 모르는 MZ세대들도 흥미를 갖고 접근할 수 있도록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KBO 팝업스토어는 다른 브랜드 팝업들의 평균 일일 방문자 수의 3배 이상인 하루 평균 780명 이상, 주말은 1,000명 이상의 방문자 수를 기록했는데요. 이러한 수치들로도 이번 콜라보를 통한 팝업스토어 운영이 MZ세대에게 얼마나 안성맞춤인 마케팅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 축구 그리고 맥주 ]

축구 경기를 관람 또는 시청하면서 맥주 한잔 하신경험 다들 있으시죠? 실제로 축구와 맥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데요. 축구 경기는 맥주 판매량에 큰 영향을 끼쳐요.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과 이란의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 경기 당일 판매 데이터 분석 결과 전주 같은 요일 대비 맥주 매출은 21% 증가했다고 해요. 시간대별로는 경기 시작 전이 오후 7~8시의 맥주 매출 증가율이 36% 였구요.  축구와 맥주의 끈끈한 관계를 파악한 FC 서울은 신사업 개발의 일환으로 제조사 세븐브로이맥주와 합작해 ‘서울1983’ 이라는 맥주를 출시했어요. ‘서울1983’은 K리그 최초의 구단 자체 브랜드 캔 맥주가 된 거예요.

위에 요소들을 종합해보면 ‘부캐’라는 키워드를 떠올릴 수 있어요. 한 명의 사람에게 여러 모습을 보는 것이 트렌드를 적용해보면, 스포츠를 통해 또 출연자들의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거예요. 선수들에게는 경기장 밖 모습을, 연예인들에게는 경기장에서의 모습을 보는 것이 시청자들에게는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왔다고 볼 수도 있어요.

사실 그 이전에도..

주류 사업에 관심을 기울인 K리그 구단은 FC서울이 처음이 아니었어요. 지난해 수원 삼성은 홈플러스와 함께 ‘수원삼성블루윙즈 병맥주잔 기획팩’을 2,300개를 한정판매 했는데요. 이 상품은 판매 개시 하루 만에 준비 물량의 91%가 소진되며 성공적인 성과를 달성했어요. 당시 이 상품 기획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지난해에 ‘홈술’과 ‘집관’이 트렌드로 확대되며 수제 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26% 증가한 데서 착안한 콜라보레이션이었어요. 수원삼성 역시 주류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을 시도 중이라고 해요.

근데 축구단이 왜 맥주를 개발하는데?

FC서울, 수원삼성과 같은 축구단이 축구 이외의 신사업을 개발하려고 하는 이유는 구단의 전통적 비즈니스가 홈경기와 직접 연관된 티켓 및 굿즈 판매, 스폰서십 등으로 제한되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축구는 홈경기가 1년 중 20회 정도에 불과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많지 않기도 하죠. 그 결과 비 홈경기 시의 비즈니스로 구단 자체 브랜드 맥주를 개발하며 구단의 수익 다변화에 도전한 거예요. 구단 자체 브랜드 캔 맥주인 ‘서울1983’ 출시 결과는 성공적이었어요. 올해 3월 출시 첫 주 물량은 완판되었고, 출시 4개월째에는 판매량 40만 캔을 기록했어요. FC서울의 이러한 성공사례에 힘입어 강원FC와 경남FC 등 타 구단들도 스폰서와 함께 하는 맥주 사업을 진행했어요.

[ 스포츠와 명품 브랜드의 만남 ]

나이키와 디올, 자크 뮈스, 아디다스와 구찌 어떤가요?? 잘 어울리나요??  최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명품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이 이어지고 있어요. 나이키x디올, 슈프림x루이비통 등 나왔다 하면 오픈런 행렬에 리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콜라보 상품들부터 최근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내세운 아디다스x구찌까지 이러한 스포츠 브랜드와 명품 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 상품들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이유가 뭔데?!

MZ세대에게 더욱 익숙한 브랜드와 협업을 하면서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명품 브랜드들의 전략이에요. 상대적으로 전통이 있는 명품 브랜드가 대중적인 브랜드와 손을 잡으며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효과는 노린 거죠. 여기다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한정판으로 출시하며 화제성과 함께 희소성을 좋아하는 MZ세대에게 어필하는 거예요.

스포츠 브랜드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과거 스포츠 브랜드의 주력 모델은 스포츠 스타였지만, 이제는 스포츠와 전혀 연관이 없는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에 더욱 주력하는 모습이에요. ‘편안함’에 초점을 맞추던 코로나19 유행 기간이 끝나고, 거리 두기 완화 이후 외출이 늘어나면서 편안함보다는 패션을 보다 강조하는 추세에 맞게 빠르게 변화하려는 노력이기도 한데요. 명품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은 한정판매가 대부분이라 직접 매출의 증대보다는 브랜드 자체의 고급화 효과의 의도가 더 크다고 해요.

-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임시 CEO) -

1. 레터를 읽으면서 매주 동기부여도 많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월요일 오전에 레터가 도착하니 오후쯤에 생각날 때 읽으면 월요병 극복에도 아주 좋더라구요ㅎㅎ 포비기너 레터 오래 써주실거죠?

• • 구독자님의 피드백 덕분에 저희가 더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포비기너가 여러분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앞으로도 월요병이 싹 달아날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들로 찾아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