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 스포츠에 도전하는 e스포츠

2023. 1. 29.

🕹 전통 스포츠에 도전하는 e스포츠

2023년 1월 30일 월요일

포비기너, 23번째 이야기

포빅이님, 유독 볼거리가 풍성했던 이번 카타르 월드컵 잘 즐기셨나요?
한국 축구 대표팀의 16강 진출, 모로코의 대이변, 메시의 라스트 댄스, 음바페의 결승전 해트트릭 등 매 경기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가 만들어졌어요.

이 중에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은 올해를 관통한 단어가 되었죠. 하지만 2022년 롤 월드 챔피언십에서 ‘중꺾마’가 처음 시작된 걸 아시나요?

오늘은 이와 관련해 “전통 스포츠에 도전하는 e스포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해요.

* 본문 내 밑줄 표시가 된 텍스트를 클릭하면, 링크를 통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e스포츠 일대기

"오늘 PC방 가서 놀까?"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PC방에서 혹은 게임을 하며 놀았던 경험이 있을 거예요. 1990년대 후반부터 학생들에게 최고의 놀이터 중 하나였던 PC방은 그저 대표 문화 여가시설로만 그칠 줄 알았죠. 하지만 PC방은 국내 e스포츠 산업의 근간이 돼주었고, 시간이 흘러 우리에게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선사했죠. PC방을 통해 자연스레 게임을 어렸을 때부터 접하기에 프로게이머가 된다는 것에 대한 접근성이 비교적 높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e스포츠 최고의 스타인 ‘페이커’ 이상혁 선수도 우리나라가 e스포츠 강국인 이유는 “PC방은 e스포츠의 유스 시스템이었고, e스포츠 아마추어 유망주 육성부터 프로까지 이어주는 뿌리 역할을 해주고 있다”라고 설명했어요.

최근에는 PC방이 카페, 레스토랑, 호텔 등의 콘셉트와 융합해서 해외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지로 진화했죠. 이에 포브스는 “e스포츠는 단순 게임 콘텐츠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갈 새로운 미래 산업”이라고 표현했어요.

e스포츠가 얼마나 성장했길래?

e스포츠는 사실 프로 스포츠의 주요 상업화 지표인 상금 규모, 시청자 수 등에서 이미 2017년부터 몇몇 전통 스포츠를 추월했어요. 2019년 기준 테니스 US오픈 대회 총상금은 5,700만 달러(한화 약 700억 원)였지만, 포트나이트는 총상금 1억 달러(한화 약 1,230억 원)를 내걸었죠. 또한, 2017년 NBA 결승전 시청자 수는 약 2,000만 명으로 집계됐는데, 롤 월드 챔피언십은 약 6,000만 명으로 집계됐어요. Newzoo에 따르면, 🔗이러한 e스포츠의 독보적인 질주는 2021년 기준 시장 규모 약 1조 5천1백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2021년 국내 e스포츠 시장 규모는 1,204억 원으로 추정돼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방송 및 스트리밍 분야 매출인데, 이 두 분야의 매출은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죠. e스포츠는 국내 전통 스포츠들과는 다르게 해외로 적극적으로 수출되고 있는 국내 스포츠 콘텐츠이며, 스트리밍 분야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요.

🏆e스포츠의 현재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우승까지

사실 ‘중꺾마’의 시초는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22년 롤 챔피언십이었어요. DRX의 스타플레이어인 김혁규 선수는 조별 예선 첫 경기를 패배한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긴 했지만, 저희끼리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발언을 남겼어요. 이에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는 ‘로그전 패배 괜찮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제목을 달았죠.

이후 DRX가 우여곡절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이는 언더독을 상징하는 문구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롤 프로게이머 중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지만, 롤드컵과 연이 멀었던 그는 이러한 마음가짐을 통해 결국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어요. 이후 한국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선전하면서 이 문구는 사회적인 열풍으로 확산되었던 거죠.

승부수를 띄운 MS 사의 '빅딜'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트위터를 통해 2022년 1월 블리자드 인수합병 소식을 전했어요. 687억 달러(약 87조 원)로 진행된 계약은 게임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의 인수죠. 이전의 계약들은 약 16조 원, 13조 원인 것을 고려하면 이는 엄청난 ‘빅딜’로 다가와요.

콘솔 시장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굳건한 독점을 이어가는 소니의 독주에 엑스박스의 MS 게임사업 전략은 블리자드 인수를 힘에 입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콜 오브 듀티, 오버워치2, 스타크래프트2 등 여러 인기 있는 게임과 메타버스 등 신사업을 새로운 엑스박스의 콘텐츠로 추가한다면 콘솔 시장의 게임업계를 충분히 뒤흔들만하죠. MS 사의 이러한 결정과 인수금액은 e스포츠가 얼마나 중요한 산업인지 보여주는 사례예요.

완판되고 있는 e스포츠의 스폰서십

e스포츠는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정말 다양한 연령층이 즐기는 스포츠예요.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의 스폰서십 타깃이 되고 있죠. 그 결과, MZ 세대와의 소통을 통해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각종 은행사들, 18~34세의 미래 잠재 고객들을 만나고 끌어오려는 자동차 브랜드들, 그리고 고령화된 이미지를 타파하고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공략하는 제약사들이 주된 스폰서가 되었어요.

특히 BMW 그룹이 e스포츠 기업 T1과 스폰서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었는데, BMW 그룹이 국내 스포츠 구단과 스폰서십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 그 의미가 더욱 새롭게 다가와요. 또한, 이번 카타르 월드컵 우승컵 케이스를 제작한 루이 비통이 롤드컵의 우승 케이스를 제작했고, 우승 반지는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제작했어요. 이처럼 e스포츠의 스폰서십은 항상 매진되고 있어요. 이를 통해 e스포츠의 가치가 얼마나 높게 평가되고 있는지, e스포츠가 얼마나 두터운 팬층을 보유했는지를 엿볼 수가 있죠.

✔모두가 닮고싶은 e스포츠

스포츠의 e스포츠화

여러 전통 스포츠는 최근 스포츠의 e스포츠화를 시도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예시로 FIFAe 월드컵이 있어요. FIFA는 오래전부터 e스포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e스포츠의 월드컵인 FIFAe 월드컵을 개최하여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축구의 열기를 전파하려 더욱 힘쓰고 있죠. 국내에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FIFA 온라인 4 대회인 'ek 리그 챔피언십'을 창설하여 e스포츠에 집중하고 있어요.

레이싱 스포츠에서도 이러한 시도가 진행 중이에요. CJ 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e슈퍼레이스를 창설하였고, 현대자동차는 현대 N e-페스티벌을, 그리고 심레이싱 대회 프로모터 기업인 오토매닉스 AMX는 e스포츠 챔피언십을 정규 리그화했죠. 이에 2021년 4월, 대한자동차경주협회는 위 세 대회를 공식 대회로 지정하고 본격적으로 레이싱 스포츠를 e스포츠에도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

e스포츠가 처음 오프라인 스포츠 게임의 종목으로 채택된 대회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에요. 물론 시범종목이었지만 'e스포츠는 스포츠가 될 수 없다'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이에 힘입어 ‘2019년 필리필 동남아시안 게임’, ‘2021년 하노이 동남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어요. 그리고 이 기세는 e스포츠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결과로 이끌었죠.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것은 e스포츠가 더 이상 특정 계층만 즐기는 문화나 방구석 문화가 아니라 많은 이들이 향유하는 문화이자 스포츠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 e스포츠의 전망

그래서 e스포츠가 스포츠야 ?

분명 e스포츠는 전통 스포츠들만이 보이는 특징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이 때문에 현 위치까지 발전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죠. 하지만, ‘e스포츠가 스포츠인가?’에 대해 사람들은 아직도 찬반 입장이 나뉘고 있어요. 아직은 이를 완벽하게 극복하지 못했기에 2020년 도쿄 올림픽과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많은 정식종목이 신설됐음에도 e스포츠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죠.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지만, MZ세대 같은 잠재 관객들이 주류 스포츠보다 e스포츠를 더욱 시청하는 점, 올림픽의 흥행을 위한 보장수표인 점 등 충분히 한계를 극복할 여러 강점들이 존재해요. 심지어 BBC는 “e스포츠가 올림픽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IOC가 e스포츠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할 정도죠. 그래서 이런 점들을 활용해 ‘e스포츠가 스포츠인가?’에 대한 물음표를 확실한 느낌표로 바꾸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일거예요. 과연 이 논의가 어떻게 끝나는 지에 대해 주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스포츠가 직면한 새로운 국면

e스포츠는 전 세계적 팬데믹으로 인해 엄청난 수혜를 받은 대표적인 산업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해요. 외부 활동의 제한으로 e스포츠는 완벽한 대체재로 큰 주목을 받았죠. 그 결과 시청자 수와 시청 시간이 현저히 증가했고, 2021년 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은 전년 대비 60.3% 증가한 약 7,400만 명의 최고 동시 시청자 수를 기록했어요.

하지만 전염병 대유행의 끝이 보이면서, e스포츠는 대체재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거품’이란 시각이 있어요. EsportsCharts에 따르면, 2022년에 진행된 e스포츠 대회들의 시청자 수나 시청량이 전년 대비 약 40% 정도 감소됐다고 해요.

이러한 감소는 대회가 대부분 서양권 나라에서 진행되어 지역 간 시차로 인해 시청자 비중이 큰 아시아권 국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못 끌어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거의 모든 지역에서 시청 감소의 모습이 나타났어요. 그래서 전염병의 종식으로 인해 전통적인 스포츠의 제한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사라지며 다시 전염병 이전의 시대로 돌아간다는 해석이 가장 일반적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가 가진 팬층, 잠재력은 여전히 엄청나고 매력적이기에 이를 어떻게 뚫고 나아갈 지에 대해 주목해볼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