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 기록은 문제투성이? 변화가 필요해!

2023. 1. 24.

2023년 1월 25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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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비기너, 22번째 이야기

여러분은 축구 보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K리그의 새로운 시즌의 개막이 딱 한 달 앞으로 다가왔어요! K리그에서는 재밌고 치열한 경기만큼이나 다양한 기록들이 쏟아져 나오는데요.

오늘은 "K리그 속 다양한 기록들과 그 기록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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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는 기록의 스포츠!

다양한 기록들이 쏟아진 2022시즌 K리그!

2023시즌 K리그1 개막전 일정이 2월 25일로 확정되며 많은 국내 축구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어요. K리그1의 성남과 김천, K리그2의 광주와 대전이 각각 자리를 바꾸는 것으로 막을 내린 지난 2022시즌의 K리그는 치열했던 1년 만큼이나 풍성한 기록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지난 시즌,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무관의 서러움을 풀어낸 울산 현대는 지난해 8월 21일, 김천 상무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며 프로축구 구단 통산 첫 번째로 600승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어요. 이는 K리그 전 구단 최초의 기록이었고 울산은 이후 5승을 더 따내며 605승의 기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죠. 같은K리그1 무대에서 활약하는 대구FC는 2022시즌 리그 최다 연속 무패 기록(12경기)과 리그 최다 연속 무승 기록(12경기)을 한 시즌 동안 동시에 세우며 웃지도, 울지도 못할 시즌을 보냈어요.

K리그2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K리그1으로 승격한 광주FC 역시 K리그2 역대 최다승(25승), 역대 최다 승점(86점), 역대 최단 기간 우승(34경기) 등 각종 기록들을 수립하며 2022년을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한 해로 만들었어요. 이 외에도 대구의 세징야가 K리그 통산 12번째로 50골 50도움을 기록했으며, 수원 삼성의 그로닝이 K리그 최단 시간 경고 기록(11초)을 세우는 등 리그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팬들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 각종 기록들이 탄생했어요.

스포츠는 기록에 의존한다

그런데, 기록이 중요한 것은 비단 축구 뿐만이 아니에요. 야구, 배구, 농구, 골프 등 다른 프로 스포츠에서도 기록은 매우 중요해요. 앞선 시대에서 활약한 선배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땀 흘리며 각종 최초, 최다 기록을 쌓아가면 후배 선수들은 다시 그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2배, 3배 더 노력해요. 그 과정 속에서 나오는 다양한 기록들은 프로 스포츠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들죠.

이렇게 수립된 기록은 최선을 다해 프로 선수로 활약한 프로 선수들에게는 훈장이자 스포츠를 즐기는 팬들에게는 프로 스포츠를 즐기는 한 가지 커다란 재미 요소에요.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과 응원하는 선수가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우기를 응원하고, 또 기록을 세웠을 때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죠.

K리그 역시 그 과정 속에서 김병지의 역대 최다 출장기록(706경기), 이동국의 역대 최다 득점 기록(228골), 염기훈의 역대 최다 도움 기록(110도움)등 다양한 기록들이 세워졌고 이런 기록들은 리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리그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어요.

🧶실타래처럼 엉킨 K리그 통산 기록!

K리그의 기록은 무언가 이상하다??

그런데 여러분, K리그의 기록에는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는 점 알고 계신가요? K리그는 출전 기록, 득점, 도움 등 선수들의 통산 기록을 집계할 때 1부리그와 2부리그의 기록을 통합해서 기록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지난해 50골 50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통산 12번째이자 외국인 선수로는 3번째로 50-50 클럽에 가입한 대구FC의 세징야는 현재 리그 통산 80골 53도움을 기록하고 있어요. 그러나 이 기록에는 2016년, K리그2에서 활약할 당시에 기록한 11골 8도움의 기록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제외하면 69골 45도움에 그쳐 50-50 클럽에 가입할 수 없어요.

비슷한 문제는 수원 삼성을 대표하는 선수인 염기훈의 기록에서도 찾아 볼 수 있어요. K리그 통산 77골 110도움을 기록하며 이동국과 함께 70-70 클럽에 가입한 염기훈은 3골만 더 넣으면 K리그 역사상 유일무이한 80-80 클럽에 가입할 수 있어요. 그러나 염기훈 역시 2013년 군복무 당시 K리그2 경찰청 소속으로 7골 11도움을 기록한 바 있어 이를 제외하면 80-80 클럽 달성은 요원해지죠.

이러한 K리그 기록 집계 방식의 문제는 비단 1부리그, 2부리그 기록의 혼합에서만 비롯되지 않아요. K리그 출범 초창기에는 지금처럼 프로 축구팀이 많지않았고 또 그로 인해 리그의 경기 수가 적었기 때문에 프로축구연맹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K리그 경기와 컵 대회 경기를 함께 집계 한 바 있어요. 때문에 통산 출전 기록에도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K리그 통산 706경기에 출전하며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는 김병지 역시 컵대회를 제외하면 실제로 소화한 K리그 공식 경기는 595경기라고 해요.

외국 프로축구 리그에서는 어떻게 기록해?

모든 해외 프로축구 리그를 살펴볼 수는 없지만, 유럽 빅리그의 경우 1부리그의 기록과 2부리그의 기록을 합쳐서 집계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워요. 세계 최고의 리그이자 한국 축구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시 2부리그인 챔피언십과 기록을 함께하지 않아요. 기록을 세분화하는 것은 리그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죠.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1위 앨런 시어러(260골), 2위 웨인 루니(208골), 3위 해리 케인(199골) 등은 물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손흥민 선수가 기록한통산 97골 역시 모두 1부리그인 프리미어리그의 기록만 집계된 기록이에요. 개인 통산 750골 이상을 기록하며 역대 전 세계 최고의 선수(G.O.A.T)로 불리고 있는 리오넬 메시 역시 그의 통산 득점 기록을 집계할 때 3부리그인 세군다 디비시온B에서 기록한 6골을 제외하고 기록하고 있어 유럽에서도 매우 철저하게 1부리그와 하부리그의 기록을 구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K리그의 기록은 왜 다를까?

그렇다면 유럽 빅리그와는 다르게 K리그의 기록은 왜 이렇게 복잡하게 섞여 있을까요? 이는 앞선 언급했듯이 한국 프로 축구의 현실과도 밀접한 관련이있어요. K리그 초창기의 경우 지금처럼 많은 프로 구단이 존재하지 않았고 또 그렇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체계적인 승강제도가 존재하지 않았어요. K리그는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했지만, K리그에 승강제가 정착 된 것은 겨우 10년이 살짝 넘었거든요. 이 때문에 연맹에서 집계하는 다양한 기록 역시 체계적으로 구분되기 어려워 통산 출전 경기, 연승, 연패, 무패, 득점, 도움 등의 각종 기록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게 되었죠.

그러나 리그의 역사가 점차 길어지고 프로 축구를 즐기는 축구팬들의 관심과 수준이 점점 높아지면서 이러한 기록 집계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축구팬들과 전문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요. 이러한 기록 방식은 기록의 가치를 낮추고 더 나아가 리그의 퀄리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죠. 40년간 쌓아온 기록들을 건드리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기록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 명확한 기준이 없는 기록은 빛이 바란다.

그럼 당장 K리그 기록을 제대로 분리하면 되는 것 아니야?

K리그를 주관하는 연맹 역시 기록 분리의 필요성과 이에 대한 목소리를 인지하고 있어요. 연맹은 지난해 9월 “연맹 내에서도 기록과 관련된 일을 정비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어요. 그러나 K리그 통산 기록을 수정하고 1부리그, 2부리그, 컵대회의 기록을 분리하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현재 K리그의 기록은 수기로 기록되지 않아요. 연맹에서 만들어낸 프로그램에 따라서 매 경기가 끝날때마다 자동으로 선수들의 출전, 득점, 도움 기록 등이 자동으로 입력되죠. K리그 기록의 분리를 위해서는 이 프로그램부터 재정비할 필요가 있어요. 1부리그와 2부리그의 기록이 합쳐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이 뿐만 아니라, 지난 40년간의 기록을 수정하고 재정비 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거에요. K리그와 컵대회의 기록을 함께 집계한 시기가 언제까지인지 파악하고 이를 구분하는 작업, 40년간 쌓여온 1부리그와 2부리그의 기록을 분리하고 재정비하는 과정은 결코 짧은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죠. 또한 1부리그와 2부리그의 기록이 합산된 통산 기록으로 이미 시상까지 이뤄진 선수들의 경우 두 리그의 기록을 분리할 경우 이들의 기록의 인정 여부에 대한 문제도 발생할 수 밖에 없어요.

명확한 기준이 없는 기록은, 의미도 퇴색된다.

K리그1과 K리그2는 엄연히 다른 리그이고 두 리그의 수준과 두 리그에서 얻을 수 있는 성과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각 리그에서의 기록은 분명 다르게 기록되어야 해요. 기록 분리와 재정비 작업에 많은 시일과 인력이 필요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미루게 되면 기록의 혼재를 푸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기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 최대한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에요.

통산 기록을 분리하고 재정비 하는 데 있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명확한 ‘기준’이에요. 1부리그 기록과 2부리그 기록을 나누는 것, 리그 기록과 컵 대회 기록을 분리하는 것 이외에도 또 다른 기록의 혼재는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앞으로 집계될 기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해요. 명확한 기준이 없는 기록이라면 영광스러운 기록들의 의미도 퇴색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한 가지 희소식은 연맹이 K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아 1월 중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어요. 통산 기록은 그 기록대로의 가치를 인정하되, 최상위리그인 K리그1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K리그1과 K리그2 기록의 표기 방식을 달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요.

선수들의 의견, 연맹, 구단, 팬들까지 K리그의 근간을 이루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로 모아 효율적인 K리그의 기록 분리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해요. 여러분들도 앞으로 K리그와 K리그의 다양한 기록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