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 #1 미국편

세계 스포츠 인기 1위 축구, 미국에서는?

미국 내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미식축구, 야구, 농구에요. 미국에서 인기 많은 스포츠는 모두 높은 점수를 내는 스포츠들이죠. 미식축구는 평균 득점이 경기당 약 49.6점, 농구는 약 112점, 야구는 약 9점을 득점하는데 축구는 평균 2.7골로 매우 낮아요. 미국은 빠르고 거친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그에 반해 축구는 한 골 넣는데 굉장히 오래 걸리고 중요한 스포츠죠.

득점이 잘 나지 않으며 90분간 한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다? 미국인들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다른 종목에서도 리그 혹은 대회에 적용되는 특정 규칙과 규정에 따라 동점이 발생하지만 프로 리그만을 고려했을 때 무승부는 축구에서 가장 빈번히 발생해요. NFL에서는 경기 종료 시 동점일 경우 승자를 결정할 수 있는 연장전 규칙을 15분에서 10분으로 2017년에 변경한 이후 6년간 7경기만이 동점으로 마쳤어요. 3072번의 경기 중 88번의 경기가 연장전으로 이어졌지만, 그중 7.9%의 경기가 동점으로 끝났죠. 연장전 시간이 줄면서 동점으로 끝날 확률이 높아졌음에도 말이죠.

EPL과 한번 비교해볼까요? EPL의 리그 시스템 창립 이래 2014년까지 전체 188,060번의 경기 중 47,412번으로 약 25%의 경기에서 무승부가 발생했어요. 그리고 전체 경기의 7%가 득점도 없고 승리도 없는 무승부로 끝났죠. 시즌 당 평균 0.3%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는 NFL과 비교하면 EPL은 무승부 빈도가 83배가량 빈번히 발생해요. 월드컵 조별 예선을 예로 들면, 일부 축구 토너먼트에서는 무승부에도 승점이 부여되는 것을 이용해 승점을 확보하고 패배를 피하고자 무승부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어 무승부가 훨씬 더 흔히 일어나죠. 미국인들에게 무승부 경기는 “두 팀 다 잘했다”의 의미보다는 “두 팀 다 졌다”라는 인식이 더 강하고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한대요.

🇺🇸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 #1 미국편

미국 축구는 세계 최고가 아니야

미국은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 되기 위해 싸워 온 나라에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세계를 완전히 지배하기 위해 싸웠고 여전히 국제적인 사건에 많은 개입을 하는 나라죠. 미국 사람들은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박 관념처럼 가지고 있어요. 이러한 성향은 스포츠에도 녹아들어 있고요. 미국 내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각 스포츠의 정상에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사실 이 부분이 외부의 시선에서는 웃음거리가 되기도 해요. 미국 내 미식축구 리그 NFL의 결승전 슈퍼볼에서는 내레이터가 “그들이 새로운 세계 챔피언입니다!”라고 우승팀을 소개하는데 한 나라에서만 열리는 리그의 우승팀을 ‘세계 챔피언’이라고 칭하는 부분이 모순되었다고 말이죠. 최고의 미식축구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그들이 세계 1등을 할 것은 분명하지만요. 반면에 축구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고 경쟁도 치열해요. 모든 면에서 최고이길 원하는 미국의 문화 속 최고가 아닌 스포츠를 선호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아요.

최고가 될 수 없는 것? 축구는 돈이 안 돼

미국이 워낙 미식축구, 야구, 농구로 유명해 티가 잘 나지 않지만, 미국은 유럽과 별 다를 바 없이 유소년부터 축구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잘 갖춰져 있고 환경 또한 매우 좋아요. 다만, 미국 내 인기와 수익성이 낮다 보니 최고의 인재들이 미식축구 등 인기 종목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죠. 미국에서는 피지컬 좋은 선수들이 1위는 NFL, 2위는 NBA, 3위는 MLB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요.

수익성이 낮은 이유는 축구의 규칙과도 관련이 있어요. 미국 스포츠 중계 시 그들의 주 수익원은 광고인데 공교롭게도 야구, 미식축구, 농구는 광고할 타이밍이 좋은 스포츠들이죠. 광고 타이밍이 하프타임 뿐인 축구는 최대 3번밖에 광고할 타이밍이 나지 않기 때문에 대형 방송사에서는 광고에 적합한 다른 스포츠들을 우선으로 방송해요. 미식축구의 경우 4쿼터제라 시작과 끝에 광고 한 번, 휴식 시간마다 한 번씩 해서 적어도 다섯 번 광고할 수 있고 미식축구를 포함한 야구, 농구 모두 타임아웃, 선수교체 등으로 경기가 수시로 중단돼 광고 타이밍이 나죠. TV 중계권료가 스포츠 리그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고려하면, TV 유치에 실패한 미국 축구는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도약할 기회가 없었어요.

비하인드 스토리는 역사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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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이야기: 미국은 왜 Football을 Soccer라 부르는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터법을 따르지 않고, 섭씨가 아닌 화씨를 사용하는 미국은 “Football을 또 왜 Soccer라 부르는 거야” 생각하셨나요? 사실 축구를 Soccer라 부른 건 놀랍게도 영국에서 시작됐어요. 축구가 유행하기 시작한 1800년대 후반, Football이라는 카테고리에는 럭비와 축구 등 많은 스포츠를 포함하고 있었어요. 당시 Football이라는 의미가 공을 던지고, 차고, 들고 뛰고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규칙에 따라 오늘날의 다양한 종목들이 생겨났죠. 대표적으로 럭비와 축구처럼 말이에요.

혼동을 줄이기 위해 럭비는 Rugby Football, 축구는 Association Football이라 부르기 시작했어요. 그 당시 Association Football은 모여서 발로 차는 운동을 뜻했죠. 11명이 모여 공을 차는 지금의 축구를 표현한 것이에요. 이를 줄여 Assoc이라 불렀고 1800년대 후반 축구가 유행했던 옥스포드와 캠브리지 지역에서 단어 끝에 ’er’을 붙이는 것이 유행해 럭비는 Rugger, 축구는 Assocer라 부르게 되었어요. 그리고 결국에는 부르기 쉬운 Soccer가 된 것이에요. 지금은 영국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 Soccer가 영국에서 시작된 것이죠. 미국에서도 Soccer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고요.

영국이 축구를 다시 Football이라 부르게 된 이유에는 무섭게 성장하는 미국에 대한 견제 때문이었어요. 미국의 축구 리그였던 NASL이 1980년대에 들어 무섭게 성장했고 미국의 입맛에 맞지 않던 축구를 미국 내 흥행을 위해 다른 스포츠의 룰을 빌려와 룰을 뜯어고치기 시작했거든요. 이러한 노력으로 NASL의 인기와 규모는 커졌으나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 EPL의 위상을 위협했죠. 전통 축구를 지키기 위해 영국은 다시 축구를 Football이라 부르며 우월감을 과시하게 된 것이에요.

이번 주 포비기너 레터는 어떠셨나요?

미식축구 관련 이전 레터를 이어 읽고 싶다면 아래의 링크를 확인해 주세요! 

- Football은 축구가 아니라 미식축구야

- 미식축구, 슈퍼볼, 하프타임쇼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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