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단 두산 베어스 전영재님 

[포비기너📗] :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 스포츠산업에서 계속 일하는 이유

📗 : 이제 세 번째 직장이시잖아요. 계속 스포츠 산업에서 일을 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 : 첫 이직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조금 새로운 일을 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어요. 당시 KPGA는 제가 한 2년 반 정도 좀 넘었을 때였는데, 보통 그런 얘기들이 많이 있잖아요. 3, 6, 9년 차가 이직하는 시기다. 저한테도 그런 시기가 왔고, 좋은 공고가 있어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스포츠 산업에서 일을 하는 이유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을 해야 하는 나이가 계속 늘어나잖아요. 평생직장은 없고, 내가 살아온 날보다 일해야 할 날이 훨씬 많고요. 제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걸 해야 스트레스도 덜 받고 오래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실제로 3년 반 동안 일을 하면서 물론 힘들고 상처받는 경험들도 있었지만, 친구들과 얘기를 해보면 제가 업무 만족도가 높은 편인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하는 것 같아요.

📗 : 여러 종목을 돌아다니셨잖아요. 일하시면서 종목마다의 특징이나 그 산업에서 차이점 같은 게 있었을까요?

🛹 : 세 종목이 다 달라요. 골프 같은 경우는 개인 스포츠이다 보니, 선수 개개인에 대한 팬덤이 있습니다. 또한 ‘프로암’이라는 VIP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이 있어 정규 경기만큼 신경을 많이 쓰고요.

e스포츠는 전통 스포츠보다 팬들이 아주 젊으세요.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국내 e스포츠는 세계에서 가장 실력이 좋고 인기가 많은 리그이기 때문에 국내 타 프로스포츠보다 글로벌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외국인 팬들에게 발생하는 매출도 무시 못 하는 수준이에요. 야구 같은 경우는 지역 연고에 기반한 오래된 팬들이 많고, 확실히 야구장만의 응원 문화가 잘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 : 대외 활동도 하셨어요?

🛹 : ‘Univ PT’라는 프레젠테이션 연합 동아리를 했었고요. 프로스포츠 구단 대외활동을 많이 했어요. 두산 베어스 대학생 마케터, FC서울 명예 기자단, SK나이츠 팬리포터 등 서포터즈 활동을 많이 했어요. 배구 빼고 다 했죠ㅎㅎ

📗 : 그 경험들은 좀 많이 도움이 되셨나요?

🛹 : 그 경험들이 취업했을 때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100%는 아니지만 스포츠 산업이 타 산업에 비해 폐쇄적이고 좁잖아요. 그렇다 보니, 인력을 채용하는 데 있어서 스펙이나 서류도 보지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평판이거든요.

왜 그런지 생각을 해봤을 때 스포츠 산업은 소수의 인원이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당장 실무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 상당히 많아요. 그래서 실제로 같이 일을 해본 사람들의 평가가 중요하게 작용하죠.

대외 활동을 하면 구단 담당자분이 있으시잖아요. 담당자님과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어떤 업무를 하시는지, 궁금한 것도 있으면 물어보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어요. 취업 준비를 할 때 그런 부분들이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됐어요.

📗 : 스포츠 산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 산업의 매력이나 구조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있을까요?

🛹 : 가장 큰 매력은 실시간성이에요. 스포츠라는 게 현장에서 결과가 바로 나오잖아요. 스포츠 경기는 선수들이 직접 뛰고, 그에 따른 결과가 바로 나오기 때문에 예측을 할 수 없다고들 하잖아요. 그만큼 팬들은 경기에 몰입도가 상당히 높아지죠. 실시간성에서 오는 몰입감이 스포츠를 다루는 사람으로서도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스포츠는 광고 매체로써도 타 광고에 비해서 좋은 광고판이라고 생각해요. 이미 스포츠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팬들을 스포츠마케팅으로 브랜드의 팬으로까지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강점이 있죠. 예를 들면 광고주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스포츠가 갖고 있는 이미지까지 인식되어 고객에게 호감을 주잖아요. 이 부분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서 항상 일할 때도 이런 부분을 신경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스포츠산업에서의 '일'

📗 : 요즘 자기계발과 이직이 핫한 키워드에요. 영재님은 ‘일’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 : ‘일’이라는 것은 자신을 표출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일을 하다 보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겠지만,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 본인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잖아요. 어쩔 수 없이 그럴 때 저는 항상 이걸 왜 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 것 같아요.

항상 이 일을 하기 전에 ‘이걸 왜 해야 될까’ 그 이유를 항상 생각하고 일을 해야 하고 싶은 일이든 하기 싫은 일이든 더 효율이 나는 것 같고요.

제 마인드셋은 내 행동 하나가 어떤 사람들의 주말이나 저녁 시간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프로스포츠에 충성도 높은 팬이었고,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그걸로 인해서 되게 좋은 기억이 많거든요. 처음에 면접을 볼 때도 이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걸로 많은 사람한테 행복감을 주고 싶어서 이 직장을 선택했다. 지금도 크게 신입사원 때랑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 스포츠산업에서 '일'을 통해 성장한 것

📗 : 일을 하시면서 가장 재밌었던 기억이 있으세요?

🛹 : 농심 e스포츠에 있을 때, 기존에 없던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어요.

첫 번째는 대학생 서포터즈가 LCK 팀 중에는 없었거든요. 여러 구단에서 대외 활동을 하며 얻은 게 많아서, 대표님께 건의하여 실제로 대학생 서포터즈 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구단도 만족도가 높았고, 친구들도 만족도가 높아서 되게 뿌듯했죠.

두 번째로는 저희가 e스포츠 쪽에서 최초로 호텔 호캉스 패키지를 만들었거든요. LCK가 종각 롤파크에서 진행이 되는데 이 경기를 하고 나면 보통 이제 10시나 11시쯤 게임이 끝나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지방에서 오시는 분들은 롤파크에서 두 번째 경기를 보시면 차가 끊기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그런 페인포인트를 파악해서 종각 인근의 호텔을 직접 조사하고, 저희 팀의 굿즈와 호텔 비용 할인 등의 호캉스 패키지를 만들어서 판매했어요. 생각보다 판매율이 높아 만족스러웠던 경험이었습니다.

📗 : 반대로 힘들어서 스포츠 떠나고 싶으셨던 적도 있으신가요?

🛹 : KPGA에서 첫 출장으로 대구 대회에 갔어요. 보통 골프대회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을 하거든요. 그전에는 미디어데이, 프로암 등 VIP를 위한 사전 행사들이 열려요. 그런 게 있으면 저희는 월요일부터 출장을 가요. 월요일에 출장을 가서 일요일에 돌아오는 거죠. 골프장이 수도권에 가까우면 괜찮은 숙소도 많고 이동 거리도 멀지 않으니까 힘들지 않은데, 지방은 이동 시간도 상당히 길어서 지치죠.

그리고 골프는 새벽 6시면 라운드가 시작해요. 직원들은 4시나 5시 스탠바이를 하게 되죠. 그때부터 대회가 끝나고 정리하면 저녁 7시쯤 퇴근을 하게 돼요. 제가 체력이 나쁜 편이라고 생각 안 하는데 일주일 동안, 이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좀 힘들더라고요. 제가 3주 연속까지 대회 출장을 가봤거든요. 그때는 진짜 힘들었어요.

📗 : 3년 반 동안 일하시면서 가장 많이 배운 부분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아이스브레이킹 꿀팁 좀 알려주세요!

🛹 : 제가 속한 종목 얘기를 하는 게 되게 좋았어요. 예를 들어, 골프 쪽이었으면 “골프는 치세요?” 여쭤보는 거죠. 보통 치신 분이 많거든요. 그다음은 “클럽은 어떤 걸 쓰세요, 타수는 어느 정도 치세요?” 이렇게 대화를 풀어나가는 거죠. 지금 같은 경우는 이제 제가 야구팀에 있으니까 “야구팀 어디 좋아하세요? 어떤 선수 좋아하세요?” 이런 얘기를 하면 조금 편했던 것 같아요.

⚾️ 스포츠산업의 비기너들에게

📗 : 이제 마무리를 해볼게요. 앞으로 영재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 : 취준생부터 저의 10년 후, 20년 후 목표를 다 정해놓았어요. 운이 좋게도 제가 정한 10년 후 목표는 어느 정도 완성되어 가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프로팀에서 일해보는 것이 목표 중 하나였고, 특히 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싶었고요. 그게 저는 10년 안에는 할 수 있지 않겠냐고 생각을 했었는데, 운이 좋게 한 3년 차쯤에 이루어서 빠르게 목표를 이룬 것 같고요.

20년 후에 목표는 이 산업에서 어느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스포츠산업에서 종목을 막론하고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이제 이 목표를 위해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고요. 지금 맡은 일도 열심히 하고, 여러 가지 기타 종목이나 다른 직무에 대한 인사이트를 계속 얻기 위해서 계속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 하는 것 중 하나가 뉴스레터를 항상 보는 거였거든요. 포비기너가 저에게는 도움이 많이 되고 있고 항상 월요일에 출근해서 일하기 전에 읽기 시작하면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 : 처음 일을 시작하는 비기너들이 일을 잘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 : 저는 종목보다는 직무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이미 입사하셔서 직무가 정해진 상황일 수도 있을 텐데요. 제가 느낀 점은 직무가 같으면 종목이 달라도 하는 일의 루틴은 거의 비슷하거든요. 그렇다 보니 자기가 맡은 직무에 대해서 전문성을 가지고 종목보다는 직무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시는 게 다음에 얻을 기회를 위해서라도 더 좋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로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트렌드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시면 좋을 것 같아요. 스포츠 안에서만 생각하면 사고가 굉장히 갇힐 수 있거든요. 저도 그런 걸 경험해서, 스포츠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들도 많이 보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다른 산업에서 하는 프로모션을 우리 팀에서 한다고 하면 어떻게 적용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많이 하죠.

자기가 좋아해서 일을 선택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좋아하는 게 일이 되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저 같은 경우도 농구를 되게 좋아했지만 KBL에서 인턴을 할 때 농구를 집에서 봐도 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어서 한동안 하이라이트도 안 보고 그랬어요. 일은 한,두 달 하는 게 아니니까 다른 분야도 관심을 많이 가지시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으면 좋을 것 같아요.

📗 : 포비기너 구독자에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 : 스포츠산업에 종사하며 스쳐 갔던 분들이 다음에 또 큰 인연으로 다가오는 게 되게 많았어요. 그래서 저는 일을 하다가 만난 분들이랑 잘 지내려고 하는 편인데 네트워킹이 매우 중요한 산업이니까 여러분들도 그런 부분을 신경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행복하고 뿌듯한 경험을 많이 쌓으시고 현장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야구장에 오시는 분들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매 경기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기장 많이 찾아주세요🙏 최강 두산! 두산베어스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영재님 메일 주소 youngjae4.jeon@doosan.com

👉 영재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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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산업에 이런 직업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