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비기너, 39번째 이야기
포빅이님, 갑자기 기존 브랜드의 로고나 분위기가 갑자기 바뀐 모습 많이 보이지 않나요? 최근 들어, 많은 브랜드가 리브랜딩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스포츠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프로 스포츠 구단은 물론 한 종목의 리그 전체가 리브랜딩을 진행하며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어요.
오늘은 스포츠의 리브랜딩 사례를 소개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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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브랜딩이란
리브랜딩 왜 하는 거야?
리브랜딩이란 소비자의 취향과 특성을 고려하고, 환경 변화에 따라 기존 브랜드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것을 말해요. 브랜드의 이미지를 새롭게 창출하고, 새로운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인식되고자 하는 목적이죠.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는 과정은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보다 어렵다고도 말해요. 자칫하면, 기존의 쌓아온 이미지마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최근에는 많은 브랜드가 과감한 리브랜딩을 시도하고 있어요. 리브랜딩의 이유는 3가지를 꼽을 수가 있어요.
- 기업의 매출이 감소하거나, 고객 이탈 현상이 두드러진 위기 상황
- 인수 합병, 경영진 교체에 따른 기업 구조 변화
- 신규 시장 발굴, 타겟 확장 등 목표 시장의 변화
리브랜딩의 목표는 결국 더 많은 소비자가 찾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예요. 트렌드 변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소비자의 니즈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그에 맞춰, 브랜드도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죠.
로고랑 컨셉만 바꾸면 리브랜딩?
리브랜딩하면 로고 개선, 컨셉 변화 등 시각적 변화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아요. 로고, 컨셉은 물론 크게는 기업명, 브랜드 네이밍까지 변경되기도 하고요. 브랜드 슬로건, 제품 패키징, 마케팅 전략 등 리브랜딩의 범위는 광범위해요. 리브랜딩은 기업의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목적과 목표, 변화하고자 하는 범위를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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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리그의 리브랜딩
스폰서 필요 없어 : ‘더 프리미어리그(EPL)’ 리브랜딩
먼저, 구단과 기업이 아닌 리그 자체의 리브랜등 사례도 있었어요. 현재 전 세계 최고의 리그로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2016년 새로운 엠블럼과 고유한 디자인 아이덴티티(BI)를 선보여요. 프리미어리그는 16/17 시즌 이전까지 영국의 금융회사 ‘바클레이즈(Barclays)’를 타이틀 스폰서로 갖고 있었어요. 새롭게 리브랜딩을 시작하며 타이틀 스폰서 자체를 없애고, ‘더 프리미어리그’라는 고유한 명칭으로 리그명을 개편하게 되죠. EPL의 로고인 사자 엠블럼도 사자 전체 모습에서 얼굴만 담긴 엠블럼으로 심플하게 바꾸게 되었고요.
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미국 농구 리그(NBA), 미국 야구 리그(MLB)처럼 하나의 고유 대명사가 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 것이라고 해요. 세계 최고의 리그로 거듭나면서 엄청난 중계권료를 벌어들이는 등 재정적 여유가 생겼고, 이제는 리그 자체를 고유한 브랜드로 가져가고자 하는 결정이었던 것이에요. 늦은 밤, EPL 경기를 보면 그래픽이 보라색으로 통일된 모습을 볼 수 있잖아요. 리브랜딩 과정에서 방송용 가이드라인도 새롭게 구축하며, 전 세계 어느 곳에서 경기를 봐도 중계 화면에서 4가지의 네온 컬러와 보라색만 볼 수 있도록 했어요. 어느 곳에서 경기를 시청하든 EPL만의 통일성을 지킬 수 있도록 한 것이죠.
2016년 당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장 리처드 마스터스는 “리그는 오직 ‘프리미어리그’로 인식되게 될 것이다. 우리 스스로가 조직적이고 경쟁적임을 증명하길 원해왔고, 이번 결정을 통해 그것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하며, 앞으로는 타 국가의 축구 리그를 경쟁 상대로 보지 않고 과거 EPL보다 더 경쟁력을 가진 최고의 리그로 거듭나겠다는 야망을 표출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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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건 재밌는 경기야 : K리그의 리브랜딩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는 항상 인기 있었지만, 이러한 관심이 국내 프로 축구 리그인 K리그로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2020년, 한국프로축구연맹도 리브랜딩을 통해 K리그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더 많은 팬들이 매주 주말 축구장을 찾게 만드는 데 성공했어요. 올 시즌 지금까지 관중 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 역대급 흥행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최근 국가대표팀의 좋은 성적과 스타 선수들의 K리그 유입 등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K리그만의 차별점과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한몫한 거죠.
K리그는 리브랜딩을 위해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했어요. 정말로 팬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지 파악하고자 했고,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력’으로 꼽혔어요. 그다음은 ‘경기의 중요도’로 꼽혔는데, 팬들은 경기장 외적인 요소보다 경기 자체가 흥미로워야 경기장을 찾겠다고 답한 거예요.
많은 리서치와 스포츠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하여 축구는 ‘경기적 요소’가 중요하다는 것을 검증한 K리그는 “DYNAMIC PITCH”라는 아이덴티티를 정의했어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축구 리그이자, 경기장에서 그 역동성이 극대화되는 리그’란 의미를 담고 있죠.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함께 “Open to Everyone(누구나 쉽고 부담 없이 즐기는 리그)”, “Deep Connection(팬-구단-지역 사회 소통과 유대감)”, “Dynamic Experience(한국 축구 특유의 격렬함과 다이나믹한 경험 제공)", “Joyful Moments(가장 근본적인 가치인 즐거움 제공)”라는 4개의 핵심 가치를 정의했어요.
‘팬들에게 다이나믹한 경험을 제공하고, 일상 매 순간순간을 K리그와 함께할 수 있도록 해 대한민국 축구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이를 표현하기 위한 엠블럼, 기존 시스템의 명칭 변경 등을 진행했어요. 프리미어리그와 마찬가지로 중계 퀄리티 또한 개선하고, 통일성을 갖추었죠. 이렇게 리브랜딩을 통해 구축한 엠블럼과 BI를 토대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K리그에게 팬들도 긍정적인 반응으로 답하고 있어요.
K리그 리브랜딩, 갑자기 시작한 것은 아니라고?
사실 K리그의 리브랜딩 프로젝트는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에요. 프로축구연맹은 2013년 ‘BEYOND 11’이라는 약 10년짜리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세계 TOP 10 리그, 아시아 NO. 1 리그’가 되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프로젝트였죠. K리그의 Fundamental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으로 사업 초반 성장 방향을 설정 및 기반을 조성하여 최종적으로 2021년을 기점으로 K리그의 성장이 가시화되는 것을 목표로 잡았어요.
이 프로젝트에는 K리그의 전문 인력 양성, 유소년 시스템 구축, 연고지 사회공헌 활동 강화 등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는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있었죠.
K리그는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했어요. 이에 맞춰 40주년 브랜딩도 진행했죠. 리브랜딩한 아이덴티티에 더해 40주년을 더한 K리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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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단의 리브랜딩
심플, 하지만 본질은 지켜! : 해외 구단의 리브랜딩
리브랜딩 사례를 살펴보면, 모두 심플한 디자인 형태로 변화하는 흐름을 볼 수 있어요. 해외 구단들의 리브랜딩도 마찬가지였어요. 이탈리아의 명문 구단 인터밀란과 유벤투스가 대표적이에요. 인터밀란은 21/22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엠블럼과 아이덴티티를 공개했어요. 기존 엠블럼의 금색을 모두 지우고, 구단의 정체성을 담은 파란색, 검정색, 흰색만으로 심플하게 변경했죠. 유벤투스는 기존 로고를 완전히 갈아엎는 선택을 했어요. 기존 타원형 로고를 과감히 지우고, 유벤투스(Juventus)의 J만을 살려 단순한 로고 형태를 선보였죠.
두 구단 모두 팬들의 반발 여론도 있었어요. 하지만 구단은 ‘정체성을 버린 것은 아니다.’, ‘변화하는 스포츠 트렌드에 맞춰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혁신이 필요했다’라고 답했어요. 구단을 브랜드화하면서, 정체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가겠다는 흐름의 리브랜딩이 이어지고 있어요.
더 젊게 : K리그 구단의 리브랜딩
K리그 연맹에 노력에 힘입어 구단에서도 이미지 변신을 위한 작업이 이어지고 있어요. 국내 최고 명문 팀인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선도했죠. 구단의 브랜딩 컨셉부터 경기장 공간 디자인, 유니폼 디자인까지 전반적인 모든 브랜딩 측면에서 변화를 시도했어요.
K리그 구단의 브랜딩 작업은 스포츠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오버더피치’가 주로 맡아서 진행하고 있어요. 과거에는 브랜딩 작업을 외부에 맡기더라도, 구단 측에 제약사항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온전히 작업을 맡기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고요. 오버더피치 최호근 대표는 “구단의 브랜딩 작업은 이해관계자가 많이 얽매여 있어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작업이 쉽지 않은데, 울산 현대는 브랜딩 작업은 모두 믿고 맡겨주어 더 과감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모든 것이 변화의 타이밍 : 울산 현대 리브랜딩
2022년은 호랑이의 해였어요. 울산 현대는 호랑이를 상징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잘만 진행된다면 더욱 의미 있는 리브랜딩 작업이 될 수 있었죠. 유니폼 스폰서 또한 아디다스와 새롭게 계약하며, 여러모로 변화를 꾀하기 좋은 타이밍이었죠.
울산 현대의 컨셉도 ‘심플함’이었어요. 그리고 젊은 팬들을 위한 컨셉을 잡았죠. 기존의 무겁고 어두웠던 구단의 컬러 톤을 산뜻한 컬러로 변경했어요. 기존 컬러에 비해 더 밝은 느낌으로 젊은 구단의 이미지로 변화하고자 했죠. 이러한 컨셉을 토대로 2022시즌의 유니폼, 화보, 경기장 디자인, SNS 컨셉까지 모두 통일된 변화를 줄 수 있었어요.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구단에서도 파격적인 변화에 지지해 주었고, 브랜딩을 맡은 오버더피치도 신뢰에 보답하여 작업을 진행했어요. 그 결과, 팬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죠.
문화 공간 전주성 : 전북 현대 리브랜딩
전북현대는 경기장 리브랜딩에 초점을 맞추었어요. 전북 현대하면 전주성과 초록색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경기장의 분위기는 그러지 못했죠. 넓은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 휑한 공간이 많았고, 팬들이 전북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어요.
전북의 경기장 브랜딩의 메인 키워드는 ‘TROHPY ROOM’로 꼽혔어요.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했고, 누군가는 아직도 갖지 못한 트로피는 전북만의 차별점이 될 수 있는 포인트였던 거죠. 지금까지 전북이 모아온 트로피와 실제 우승 세레모니 모습을 바탕으로 경기장 메인 광장을 장식했어요. 넓은 공간의 빈 느낌을 주었던 곳은 트로피 디자인의 압도감을 줄 수 있는 조형물을 설치했죠. 지금껏 축구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포토존을 만드는 효과도 누릴 수 있었어요.
하이라이트는 전북의 레전드 이동국 선수의 영구결번 존이였어요. 전북이 경기장 브랜딩 작업 중 원하는 필수요소 중 하나였죠. 이동국 선수의 벽화와 아트토이로 구성된 영구결번 존은 공개 날부터 많은 팬의 포토존이 되었죠. 구단 역사의 산물 트로피, 레전드 선수 그리고 팬. 전북은 경기장 리브랜딩을 통해 한 공간에 모든 그림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어요.
리브랜딩을 통해 국내에서도 축구가 하나의 문화, 놀이로 잡아가고 있어요. 경기장은 하나의 문화 공간이 되어 인증샷을 남기는 장소로 변화하고 있고, 유니폼은 하나의 패션으로 만들어지고 있죠. K리그 프로축구연맹은 ‘경기력’을 키워드로 더 좋은 경기를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구단은 젊은 이미지로 탈바꿈하며 기존 팬들에겐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새로운 팬들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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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브랜딩의 목적
다시 우리를 찾아주세요!
스포츠에서 일어난 다양한 리브랜딩을 살펴본 결과, 변화의 핵심은 ‘심플함’과 ‘젊음’이었다고 생각해요. 본질은 지키며, 현재 트렌드를 반영한 심플함을 더하는 모습이었죠. 브랜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타겟으로 확장을 위해서 시도하는 리브랜딩의 목적은 결국 팬들이 다시 그들을 찾게 만드는 것이에요. 제품으로 따지면 ‘재구매’인 거죠.
브랜드마다 각자 컨셉과 키워드, 아이덴티티는 모두 다르지만, 목표는 똑같아요. 팬들이 우리를 좋아하고, 계속 찾아줄 것인가가 핵심 요소이죠. 제품은 소비자가 없으면 사라지듯, 스포츠에서는 팬이 없다면 구단과 리그가 존재할 수 없어요.
위에 소개한 리그와 구단 외에도 많은 스포츠 기업이 새로운 브랜딩을 시도하고 있어요. 스포츠에서는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떠한 변화를 주고 있는지 지켜보는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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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경우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 스티브 잡스 -
불편함을 인식하지 못하지만 불편한 것은 무엇일까요? 지금도 만족하지만,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번 한 주는 지금보다 더 필요한 걸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키우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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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여러분의 피드백이 일주일을 기쁘게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됩니다.
좋았던 점, 아쉬운 점, 궁금한 주제, 무엇이든 좋아요.
여러분의 날카롭고 정성스런 마음을 글로 남겨주세요!
포비기너 레터는 매주 월요일 오전 발송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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