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크아이란

호크아이, 그게 뭔데?

🎾 호크아이와 테니스

호크아이를 활용한 테니스

 호크아이 시스템이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종목은 크리켓이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된 종목은 테니스에요. 꽤 먼 과거인 2002년 처음으로 테니스 생중계에 활용이 되었는데요. 처음부터 심판 판독 보조 시스템으로 활용된 것은 아니었어요. 단지 공이 어디에서 튀었는지를 보여주거나 서비스 같은 플레이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사용됐죠.

 호크아이를 활용한 비디오판독 시스템이 시작된 건 2006년 ATP 테니스에요. 이때부터 여러 대의 카메라를 통해 공의 위치를 크로스 체킹해 IN/OUT 여부를 판단했는데요. 선수의 요청이 있으면 이 시스템을 활용해 오심 여부를 판독했어요. 라인 근처에서 공의 IN이나 OUT 판정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테니스의 특성상 이를 판정하는 라인맨의 역할이 상당히 커요. 하지만 이들도 인간인지라 아주 미세한 차이를 포착해 판정하기는 어려웠어요. 그렇기 때문에 판정과 관련한 시비가 늘 존재했던 테니스지만, 호크아이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판정 시비가 거의 사라졌다고 해요.

어떻게 판정하는데?

 그렇다면 어떤 작동 원리로 IN/OUT을 판정하게 될까요? 

테니스 코트를 기준으로 뒤쪽에 각각 3개, 옆쪽에 각각 2개 초당 340프레임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를 총 10대 설치해요. 그리고 호크아이는 카메라로부터 전달되어 오는 각각의 영상 프레임을 분석하여 공을 기준으로 겹치는 픽셀들을 식별하죠. 그리고 두 대 이상의 카메라로부터 얻은 영상을 비교하여 각 프레임에서 3차원 공간상의 공의 위치를 계산하는 거예요.

 이렇게 프레임별로 계산된 공의 위치 정보들을 종합하여 공이 이동한 궤도가 재구성되고, 사전에 입력된 경기장 영역과 경기 규칙에 대한 정보를 종합해 IN/OUT을 판단하게 돼요. 그리고 호크아이는 다른 비디오 판독 시스템처럼 실사 형태의 영상을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공의 궤적을 3D로 구현해 그래픽 영상으로 제공해요.

얼마나 정확한데?

 이런 원리로 판정에 도움을 주는 호크아이 시스템의 오차는 어느 정도일까요? 2005년 국제테니스연맹은 호크아이를 도입하기 전 먼저 오차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이때, 국제 테니스 연맹은 공의 실제 궤적과 호크아이가 측정한 공의 궤적 차이가 5mm 미만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어요. 그리고 여러 조건에서 테스트를 해본 결과 실제 공의 궤적과 호크아이가 그래픽으로 구현한 공의 궤적의 평균 오차는 2.6mm에 불과했다고 해요. 2.6mm는 테니스 공의 보풀 크기에 불과한 아주 미세한 오차예요.

 이토록 훌륭한 기술인 호크아이 시스템은 더 발전해 2006년 도입된 이후 2017년 심판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인 호크아이 라이브를 출시하게 되었어요. 호크아이 라이브는 실시간으로 IN/OUT을 판정해 스피커로 녹음된 음성이 ‘out’ 또는 ‘fault’를 외치는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인데요. 국제테니스연맹은 2017년 넥스트 제너레이션 ATP 투어 대회에서 처음으로 호크아이 라이브를 활용한 대회를 운영했어요.

선수들 반응은 어때?

 테니스에서 호크아이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전과는 다르게 심판의 입지가 점점 작아지고 있는데요. 더욱 정확하고 올바른 판정을 위해 더 좋은 기술을 활용하는 데 찬성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이런 현상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입장도 있어요.

 조코비치 선수는 “솔직히 이런 기술이 있는데 선심이 별도로 있을 이유가 없다”라며 호크아이 시스템의 역할이 커지는 데 찬성했지만, 테니스의 황제라 불리는 나달은 “나는 라인즈맨들이 있는 전통적인 테니스 경기가 더 나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 다른 스포츠들은 어때?

이제는 야구도 호크아이

 야구는 매 순간 수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고 하나의 상황을 통해 수많은 데이터가 제공되며 이를 어떻게 분석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장비를 통해 어떻게 데이터를 측정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하죠. 메이저리그는 2017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트랙맨을 공식시스템으로 활용했어요. 그러나 그 이후 호크아이를 공식 시스템으로 지정해 활용하고 있는데요. 이는 트랙맨이 가진 명확한 단점 때문이에요.

 레이더 방식을 이용해 공을 추적하는 트랙맨은 특정 타구나 투구의 추적에 대한 정확도가 떨어져요. 앞으로 뻗어나가는 공은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었지만, 방망이에 맞고 바로 위로 뜨거나 아래로 튀는 공은 추적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호크아이 시스템이에요. 호크아이의 경우 공의 움직임을 더욱 정확하게 추적하는 것이 가능해요. 기존 트랙맨으로 측정할 수 있었던 타구의 발사각, 타구 속도를 넘어 방망이에 맞은 뒤 공의 회전축과 방향, 회전수를 알 수 있게 되었고 타구가 어떤 스핀으로 움직이는지도 측정이 가능해졌어요.

 그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움직임까지 세밀하게 측정이 가능한데요. 사진처럼 선수를 X 레이 촬영하듯 볼 수 있기 때문에 내야/외야 수비 시 선수들의 움직임과 관련된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공돼요. 지금까지 선수의 수비 능력을 판단할 때는 타구의 속도와 방향을 기준으로 타구의 안타/아웃 확률을 따져가며 수비 능력을 평가했는데, 이제는 야수 개개인의 움직임을 수치화할 수 있는 호크아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보다 효과적으로 선수의 수비 능력을 평가할 수 있게 되었고 더 효율적인 수비 위치의 선정 역시 가능해졌어요.

축구도 마찬가지야

 축구의 경우에도 호크아이 시스템이 활용되는데요. 골 판독을 할 때 활용되는 게 바로 호크아이 시스템이죠. 테니스와 유사하게 카메라로 공의 궤적을 추적하고, 공이 골라인을 넘어가게 되면 1초 이내에 심판에게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에요. 여러차례 골과 노골에 대한 논란이 이어진 후 FIFA는 2012 클럽 월드컵에 처음으로 골 판독 시스템을 시행했어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프로축구 리그 최초로 2013년부터 호크아이를 공식 골 판정기로 도입하기로 했는데요. 국내 프로축구 리그인 K리그도 2018시즌부터 VAR 장비로 호크아이를 도입하며 판정 정확도 향상과 신뢰 구축에 힘썼어요.

 호크아이를 통한 골 판독과 VAR 시스템 등 과학적인 기술을 스포츠 경기에 도입하는 것이 경기의 흐름을 끊고 경기를 지연시키는 악효과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경기를 가능하게 하고 심판의 판정에 대해 선수들이 납득하지 못해 생기는 결과에 대한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명한 긍정적인 효과가 존재해요.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2016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10년 내 로봇이 대체할 직업군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츠 심판은 로봇 대체 확률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해요. 오늘 소개해 드린 테니스, 야구, 축구 외에도 호크아이 시스템이 배구, 아이스하키, 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에 적용되고 있는 걸 보면 2023년 현재 심판이 해오던 역할이 이미 많이 대체되었음을 알 수 있어요. 이런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우세하지만,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역시 존재해요.

 앞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스포츠가 과학 기술과 접목해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요? 경기를 시청할 때 선수들의 모습만큼이나 자주 보게 되는 심판들의 모습이 화면에서 사라지는 날이 오게 될까요?